LEE KEE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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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칼럼[동서교차로]East Meet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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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그리고 '우리'

'Horse'
By: Craig Alan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 골목대장도 혼자서는 못하는 법. 졸병이 따라붙어야 신바람이 난다. 독불장군(獨不將軍)은 무슨 일이건 자기 생각대로 혼자 처리하는 사람이다. 타인을 의견을 배려 존중하지 않고 제 방식대로만 일을 처리하고 '제 생각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A Self-Righteous Man)'이다.
영어로 '매버릭(Maverick)'은 개성이 강하고 독립적인 사람을 말한다. 보통사람보다 생각과 행동이 다르고 자기 방식대로 밀고 나가는 사람이다. 역사를 이끈 영웅들 중에는 매버릭적인 기질을 가진 사람이 많다. 매버릭형은 고집이 드세고 독불장군의 특성을 갖지만 독창적이며 비전을 향해 돌진하는 저력이 있다.
우상은 나무, 돌, 쇠붙이, 흙 등으로 만든 신물이나 사람의 형상이다.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나름대로 마음 속에 우상을 만든다. 사물이나 경험에 의한 선입견적인 오견(誤見)이 굳어지면 우상(idola)이 된다. 우상은 인간이 올바른 지식을 얻고자 할 때 방해가 되는 편견이나 그릇된 선입관이다.
근대철학의 선구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인간이 지식을 습득할 때 범하는 오류를 4가지로 정리했다. 그 첫 번째가 종족의 우상(Idola tribus)인데 모든 사물을 인간의 입장에서만 보는 편견이다.
가치 판단과 행동 기준을 인간중심적인 시각에서 판단하고 인간을 위해서만 모든 일을 수행하는 오류를 지적한 편견이다. 인간의 울타리를 초월해야만 자연 및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가능하다.
동굴의 우상(Idola specus)은 자기의 경험에 비추어 세상을 판단하려는 개인적인 편견이다. 습관의 반복과 교육에 의해 정신이 감옥에 갇히면 우물 속 개구리가 된다. 세계화 시대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편견이다.
시장의 우상(Idola fori)은 직접적인 관찰이나 개인적인 경험 없이 다른 사람 말만 듣고 그럴 것이라고 착각하는 편견이다. '카더라 통신'이나 '노랑 신문'에 등장하는 무분별한 가십을 믿고 따르는 오류가 이 범주에 속한다.
'옐로우 저널리즘'은 인간의 불건전한 감정을 자극하는 사건들을 과대 포장해서 취재 보도하는 경향인데 인터넷 매체의 무분별한 횡포도 여기에 속한다.
극장의 우상(Idola theatri)은 소신 없이 권위나 전통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맹신이다. 포퓰리즘이 이에 속한다.
인간은 누구던 우상 한 둘은 가지고 산다. 재물, 돈, 물질일 수도 있고 사랑, 행복, 명예, 성취, 건강, 부귀영화처럼 추상적이고 자식, 가족, 연인, 친구, 민족처럼 구체적인 모습일 때도 있다.
살아간다는 것은 스스로 세운 우상을 파괴하는 길인지 모른다. 우상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다. 우상 앞에 백 번 머리 숙여 염원해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 속 굳어진 우상을 제거하면 현실을 받아들이는 힘이 생긴다. 스스로 만든 우상을 깨트리면 사는 게 훨씬 쉬워질 지 모른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우상은 '자신'이다. 독불장군식으로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편견이다. '나'라는 우상을 버리고 배려, 존중이란 단어를 쓰고 '우리'라는 암호를 그려 넣으면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된다.
생의 한가운데 홀로 버려지는 아픔이 찾아 온다 해도 함께 했던 시간들 속에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있었기에 생은 찬란한 새벽 별 빛으로 다가오지 않는가.

중앙일보 07.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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