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KEE HEE
AIaEnA硤[좯AI]East Meet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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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파이"는 찿아먹기.

'Siempres'
By Reyes

손님이 피자 한 판을 주문했다. "손님 피자를 7등분 해서 자를까요? 8등분 해서 자를까요?"라고 점원이 물었다. 곰곰히 생각하더니 "8개 다 먹기는 너무 많을 테니 7개로 잘라줘요"라고 대답했다. 숫자와 양에 헷갈리는 나같이 아둔한 사람들을 위한 조크다.
파이나 피자는 그릇 크기에 따라 담는 양이 정해져 있다. 보통 사람 수에 적당한 크기와 숫자를 주문해 여럿이 나누어 먹는다. 동작빠른 사람이 더 많이 먹기도 하지만 공평하게 눈치껏 먹는 게 예의다. 머리수로 대충 나눠 타인의 몫을 제한 것이 내 몫이기 때문이다. 한 판 사서 혼자 먹어치우면 배탈나기 쉽다.
지니계수(Gini's coefficient)는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고 있는 지를 평가하는데 사용되는 지표다.
이탈리아의 통계학자이며 사회학자인 지니는 소득분배의 불균형을 수치로 측정하는 방법을 산출해냈다. 가로축에 저소득층부터 고소득층 순서로 인원 분포도를 그리고 세로 축에는 저소득층부터 소득 누적비율을 그리면 소득분배 곡선인 로렌츠 곡선이 생겨난다. 여기에 가상 소득분배 균등선(45˚선)을 임의로 그려넣으면 삼각형의 면적이 생기는데 소득분배 균등선과 로렌츠 곡선 사이의 면적 비율이 지니계수다.
지니계수는 0과 1 사이의 숫자로 표시되는데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낮아진다. 지니계수가 0.4를 넘으면 소득분배의 불평등이 심각해져 빈부격차가 사회문제로 확대된다. 자본주의 경제개념에선 부자와 가난한 자는 나눠먹기를 한다는 얘기다. 상대가 7개를 먹으면 결국 내 몫은 3개 뿐이라는 말이 된다.
인생을 나눠먹기식으로 사는 사람의 삶은 고달프다. 남의 몫에 눈독을 들이기 때문에 상대의 몫을 뺏아야 내 몫이 넉넉해진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 인생은 크기가 정해진 그릇에 담긴 파이나 피자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모양의 접시와 메뉴로 차려진 만찬의 테이블일지 모른다. 우사인 볼트(23.자메이카)가 제12회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 남자 100에서 9초58이라는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자신이 세운 9초69라는 세계신기록을 0.11초 줄여 자신이 세운 신기록을 갱신했다.
그동안 100미터 육상경기에서 9초6대와 9초5대는 인간이 넘을 수 없는 한계로 여겨왔다. 인생은 미리 정해둔 수치에 굴복하거나 제 몫을 할당받는 유한의 접시가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먹이감을 찿는 무한의 질주인지 모른다.
인생은 나눠먹기가 아니라 찿아먹기다. 같은 종목 똑같은 방식 도토리 키재기론 나눠먹기 밖에 할 수 없다. 옆사람의 이익이 내게 손해가 된다는 발상은 경쟁력을 저하시킨다. 친구나 이웃 같은 종류의 사업을 하는 사람과 벌리는 힘겨루기는 소득이 변변찮다.
무한한 비전과 열려있는 모든 가능성을 향해 맞장뜨는 게 훨씬 유리하다. 비전을 품고 수 만 개 수 천 개의 파이나 피자 접시를 새로 창출해 낼 가능성에 도전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경쟁일 것이다
고정된 시선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 유한에서 무한으로 눈을 돌리면 먹어 해치울 파이와 피자가 도처에 널려있다.

중앙일보 8.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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