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 From Kee Hee

새해 인사 올립니다. 보고 싶은 얼굴들이 너무 많아 가슴이 벅차 오릅니다. 건강하시고 잘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희 가족 다섯은 건강하고 즐겁게 잘 지냅니다. 저희는 지난 몇 해 동안 두 분 어머님을 모두 잃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삼 년 전 친정 어머니 김해연 여사가 천국길에 오르시고 시어머님 마저 세상을 뜨셨습니다.
우서방을 몇 년동안 시어머님 병수발로 샌프란시스코와 타이완을 드다들며 폭삭 (!) 늙었습니다 . 지난 해는 아예 병원 앞에 아파트를 얻어 살았지요. 하지만 부모님의 마지막 길을 지켜 드릴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이고 기쁨인지요?

올 해도 여전한 불경기로 많은 분들이 시름 속에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저희 화랑도 일반 중산층 고객의 발길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습니다. 많은 화랑과 아트 딜러들이 문을 닫았지만 저희는 최상류층 VIP 고객위주로 맞품형 고가격 작품 판매 전략을 세워 매출이 크게 신장되었습니다.

아이들 셋은 모두 착하게 잘 자랍니다. 방학이고 공휴일이라 집에 모여 낄낄대고 난장판 피며 노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은 얼마나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지를 실감합니다.
큰 딸 리사는 장애로 태어났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게 잘 지냅니다 . 두 동생이 집에 오면 밤 늦도록 비디오 태입보고 극장가고 먹고 놀고, 놀고 먹는 환상적인 날들을 함께 보냅니다. 저희 가족은 리사를 통해 겸손 인내 사랑, 그리고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배웁니다.
우리집 간판 스타 둘 째 딸 티나는 올 여름 미시간 아트인스티튜트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졸업생 대표로 멋진 ( 편견의 극치 ?) 연설을 해서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했습니다. 졸업 선물로 티나와 함께 이스탄불과 파리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 아름다운 추억의 편린을 가슴에 새기며 삶이 힘들고 각박할 때마다 ‘ 엄마생각 ' 하며 용기를 가졌으면 합니다. 제 어머님이 제 삶의 끝없는 용기와 희망의 등불이 되신 것처럼.

티나는 뉴욕 푸드네트워크 TV 방송국 인턴 시험에 합격해서 ‘ 오프라 ' 처럼 ‘크리스티나 쇼 ' 를 만들겠다는 꿈의 첫 발을 내딛게됩니다. ‘ 건강한 음식을 통해 건강한 가정 만들기 ' 를 기치로 인류를 기아로 부터 해방시키는 티나의 담대한 꿈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충고주시고 기도해 주십시요.

UCLA 에서 다니는 막내 크리스는 2011 년 6 월에 화공학 학사학위를 받은 뒤 의과대학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공부하고 연구하는게 적성에 맞는다니 이게 왠 떡인가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놀기 좋아하는 부모 유전자를 안 닮은 게 천만다행이지요. 공대 공부하랴 의대시험 준비하랴 끼니를 거르며 홈리스 수준으로 먹고 지내던 크리스는 겨울 방학동안 집에 와 포식한 덕분에 살이 12 파운드나 늘었습니다. 팔을 만지면 돌같이 튼튼해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기희도 올해는 약간 ( 혹은 , 많이 ) 노 (NO) 티가 납니다. 열정적으로 살면 시간이 더디갈 줄 알았는데 휘젖고 가는 세월을 누가 말리겠어요?

여전히 미주 중앙일보에 매 주 칼럼을 씁니다. 새 해면 6 년째로 접어드니 책 두권 정도 분량이 됩니다. 2011 년 여름 경주 세계문화엑스포에 참석할 때 책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 칼럼쓰는 일은 재미있고 삶에 활력을 줍니다. 사는 것이 칼럼쓰는 것과 같으니 살아있는 동안 칼럼 쓰기를 계속할 수 있지 않겠어요?
부족한 저를 믿어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못난 칼럼을 읽어주시고 격려주신 많은 분들께 머리숙여 인사 올립니다.
이루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아름답게 열매맺는 한 해가 되소서.

2011 년 1 월 1 일 아침 이기희드림

<<previous                                Archive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