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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딛고 美화랑계 거물된 재미 큐레이터 이기희씨

“목숨을 걸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틀에 3시간만 잠을 잘 정도로 미친 듯이 일했지요.”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에서 ‘윈드갤러리’를 운영하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재미 큐레이터 이기희(51)씨가 최근 펴낸 자전에세이 ‘여왕이 아니면 집시처럼’(휴먼앤북스)의 출판기념회를 갖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경북 달성 출신인 이씨는 대구 계명대 국문과 2학년때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지만 주한 미8군 보급사령관으로 파견근무 중이던 제임스 대령과 열애끝에 대학졸업 3개월만에 결혼했다.

보수적인 대구의 친지들은 이씨의 국제결혼에 따가운 눈총을 보냈고 함께 활동했던 문우들은 아예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이씨는 이문열의 소설 ‘변경’에서 사랑을 버리고 미군장교와 결혼하는 것으로 그려진 경애나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데뷔소설 ‘전리’에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실제모델로 소문나 마음고생이 심했다.

“아무런 조건 없는 순수한 사랑이었지만 부와 명예를 위해 배신한 여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들의 편견과 질시에 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행복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지요.” 하지만 결혼 생활은 고난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다운증후군에 심장기형을 안고 태어난 정신박약아인 첫딸 리사는 몇차례 목숨을 건 대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이씨가 30세를 맞이하던 해 남편도 식도암 판정을 받고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서울에 집을 구하고 이삿짐까지 모두 부친 뒤에 또 다른 만남이 찾아왔다. 대만 유력집안의 아들로 홍콩에서 영화제작업을 하다 실패하고 미국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던 두번째 남편을 만난 것.

새 남편과 함께 이를 악물고 뛰어다녀 중식당을 7개의 점포를 가진 체인점으로 키웠고 미술계에 뛰어들어 화가로도 데뷔했다. 이후 백인 상류층 일색인 화랑운영에 도전,한차례 실패를 거친 뒤 지금은 데이튼에서 미국 중서부 최대 규모의 화랑인 윈드갤러리와 센터빌 창작예술센터를 운영중이다.


200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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